최선을 다하는 태도는 오랫동안 미덕으로 여겨져 왔다. 무엇이든 끝까지 해내는 자세는 성실함과 책임감의 증거처럼 받아들여진다. 하지만 모든 순간에 같은 강도로 최선을 다하는 것이 정말 필요한지에 대해서는 다시 생각해볼 여지가 있다. 삶에는 힘을 조절해야 하는 구간도 분명히 존재한다.

1. 최선을 기준으로 삼을 때 생기는 부담
최선을 기본값으로 두면 선택의 폭은 좁아진다. 항상 최고 수준을 유지해야 한다는 압박은 작은 일에도 과도한 에너지를 요구한다. 이 구조에서는 중요도와 상관없이 모든 일이 동일한 무게로 다가온다.
또한 최선을 다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결과를 스스로 평가절하하게 된다. 과정에서의 균형이나 회복은 고려되지 않고, 얼마나 몰입했는지만 기준이 된다. 이 기준은 장기적으로 피로를 누적시키고, 지속성을 약화시킨다.
최선을 다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은 감각은 실제 상황보다 내면화된 기대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다.
2. 힘을 아끼는 선택이 필요한 순간
모든 일에 동일한 에너지를 쓰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일상의 대부분은 유지와 반복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그 안에서 항상 최선을 요구할 필요는 없다. 일정한 수준을 유지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역할을 하는 순간들이 있다.
특히 회복이 필요한 시기에는 최선을 다하지 않는 선택이 오히려 합리적이다. 이 선택은 포기가 아니라, 다음을 위한 조절에 가깝다. 에너지를 모두 소진한 뒤 멈추는 것보다, 일부를 남겨두는 방식이 삶의 리듬을 안정시킨다.
이때 중요한 것은 스스로에게 허용하는 기준이다. 완벽이 아니라 적절함을 목표로 삼는 태도는 부담을 줄여준다.
3. 최선이 아닌 선택도 삶을 지탱한다
최선을 다하지 않아도 괜찮은 순간들을 인정하면, 삶의 구조는 더 유연해진다. 중요한 순간에 집중할 수 있는 여유가 생기고, 사소한 일들에 덜 흔들리게 된다.
이 태도는 책임감의 부재를 의미하지 않는다. 오히려 에너지를 전략적으로 배분하는 방식에 가깝다. 어떤 순간에는 최선이 필요하고, 어떤 순간에는 충분함이면 된다.
최선을 다하지 않아도 괜찮은 순간들이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것은 자신을 느슨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오래 가기 위한 선택이다. 삶은 단거리 경주가 아니라, 리듬을 조절해야 하는 긴 흐름이기 때문이다.